
경찰이 회식 뒤 복도에서 동료의 어깨와 허리를 잡은 일을 공무원 강제추행죄 혐의로 조사하겠다고 통지했습니다. 당사자는 세게 붙잡지 않았으니 범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은 자리를 피하려는데 길을 막고 몸을 끌어당겼다고 진술합니다. CCTV에는 두 사람의 움직임만 보이고, 당시 대화는 녹음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힘의 세기만 묻거나 접촉 부위만 떼어 보면 현재 법리를 놓치기 쉽습니다. 폭행·협박, 접촉의 추행성, 고의와 증거를 순서대로 나누어야 합니다.
강제추행 판단은 ‘강한 힘이었나’라는 한 질문이 아니라 불법한 유형력과 추행이 구체적 장면에서 증명되는지를 묻는 과정입니다.
회식 장소를 나가려는 동료 앞을 막고 팔을 잡아 안쪽으로 당긴 뒤 허리에 손을 댔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한쪽은 대화를 더 하려 했다고 하고, 다른 쪽은 거절 뒤에도 접촉이 이어졌다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공무원 강제추행죄, 형법 제298조가 묻는 것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정합니다. 여기에는 폭행·협박을 먼저 하고 이어서 추행하는 형태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 자체가 유형력 행사이면서 추행으로 평가되는 형태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별도의 몸싸움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검토가 끝나지 않습니다. 다만 원치 않은 접촉이라는 주장만으로 모든 구성요건이 자동 충족되는 것도 아니므로, 유형력의 불법성과 행위의 추행성, 이를 인식한 고의가 각각 증명되어야 합니다.
‘항거 곤란’ 요건을 폐기한 전원합의체
대법원은 2023년 9월 21일 선고한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종전 법리를 변경했습니다. 폭행·협박이 추행보다 앞선 유형이라도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현재 판례상 폭행은 상대방 신체에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며 힘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습니다. 협박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 고지인지 판단합니다.
피해자가 끝까지 저항할 수 있었는지나 실제로 큰 소리를 냈는지는 더 이상 폭행·협박의 필수 문턱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편한 모든 행동이 곧 형사범죄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형력 또는 해악 고지가 있었는지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여전히 증거에 따라 엄격히 판단합니다.
신체접촉 자체의 추행성은 맥락에서 갈립니다
추행인지는 접촉 부위 하나로만 정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의사와 나이, 두 사람의 관계, 장소, 접촉에 이른 경위, 방식과 지속 시간, 주변의 객관적 상황을 종합해 성적 자유를 침해한 행위인지 신중히 봅니다.
공무원 강제추행죄 판단에서도 업무상 지도나 안전을 위한 부축처럼 접촉의 필요성이 설명되는 장면과, 거부 뒤 불필요한 접촉이 이어진 장면은 다르게 읽힐 수 있습니다. 친분, 성별이 같다는 사정이나 공개된 장소라는 이유만으로 추행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접촉 전 몇 초와 손을 뗀 뒤의 반응까지 보존해야 갑작스러운 사고인지, 거절을 알고도 이어 간 행동인지 영상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고의는 앞뒤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고의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유형력과 추행 행위를 인식하고 실행했는지를 뜻합니다. “장난이었다”거나 성적 욕망이 없었다는 말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며, 접촉 방식, 당시 발언, 거부 뒤 행동과 사후 메시지에서 인식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맞춰 쓰거나 기존 메시지를 정리한다며 삭제하면 오히려 증거 해석이 어려워집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진술 변경이나 합의를 요청하는 행동도 피하고, 필요한 의견은 수사기관의 절차를 통해 내는 편이 안전합니다.
형사판단과 징계는 한 결론이 아닙니다
형사절차에서는 제298조의 각 요소와 고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할 수 있는지가 중심입니다. 기관의 징계는 같은 사실을 품위유지의무와 성 관련 비위 기준에 비추어 따로 판단하므로 불송치·불기소가 곧 징계사유 없음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유죄가 확정돼도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행위의 정도, 직무관련성과 사후 행동 등을 거쳐 정해집니다. 직위해제나 업무분리는 별도의 인사·보호조치이고, 당연퇴직도 법정 결격요건을 충족하는지 따로 보아야 하므로 유죄와 자동 파면을 같은 말처럼 써서는 안 됩니다.
하나의 CCTV라도 형사 구성요건, 징계사유와 임시 인사조치에서 쓰이는 목적이 다르므로 제출할 주장과 의미를 구분해야 합니다.
전원합의체 판결 뒤에는 힘이 약했다는 주장만으로 형사 쟁점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불법한 유형력이 있었는지, 그 접촉이 구체적 맥락에서 추행인지와 당시 인식을 증거별로 밝혀야 합니다.
초기에는 영상의 일부 장면을 잘라 해석하기보다 원본 동선, 대화와 목격 자료를 함께 보존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후 형사절차의 판단과 징계·인사상 효과를 각 법적 기준에 맞춰 나누어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 강제추행죄 조사를 앞두었다면 힘의 세기만 주장하기보다 유형력, 접촉의 추행성과 고의를 자료별로 나누어야 합니다.
CCTV 원본과 회식 전후 대화, 장소 구조를 함께 확보하면 짧은 접촉 전후의 맥락을 더 정확히 복원할 수 있습니다.
형사 의견서와 징계 소명서는 증명 기준과 효과가 다르므로 같은 문장을 그대로 옮기기 전에 각각의 쟁점을 점검해야 합니다.




